황제를위하여 영화평론

도구’의 개념에서 우리는 예술작품의 존재론적 규정을 논함에

조현정팀장 2016. 9. 28. 00:00

하지만 신전 작품에 즉 해서 개시되는 존재론적 측면의 대지는 전적으로 의미가 다르며 일반적 ‘자연물’과 엄정하게 구분된 ‘자연’을 말 한다. 자연 은 자연물 각각을 바로 그것으로 존재케 해주는 생 김이요 흐 름 이다. 신전 작품은 그 생 김을 그 흐 름 을 드러 내 개시해 준 다. 신전이 거기 그 렇 게 버 팀으로서 주변 존재들의 발현함, 출현함, 그 흐 름 자체가 자연이다. 자연 은 스스로 그리해 가는 생 김이요 흐 름 이며 그 생 김과 흐 름 가운데서 자연 물은 각자 그 렇 게 있다. 세계라는 우리 인간 자신의 거주는 오직 그 같은 대지의 위에 마 련되는 것이다.
작품과 세계, 대지 두 영역과의 관계는 개시의 관계다. 즉 작품 존재란 작품이 작품 답 게 됨이요 작품 존재, 즉 작품이 작품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한 세계를 열어세움을 뜻 한다. 예술작품은 자신의 존재에 의거해서 자기 존재 가운데서 자신만의 세계를 열어 세우고 있다. 우리는 흔 히 그 런 세 계를 작품세계라 부른다.
우리가 일상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공 연하고 상연하는 방식으로 봉헌 하 고 찬 양하는 것은 작품존재 자체가 그것 가운데서 이미 무언가를 찬 양하 고 봉헌 하고 내세우고 있기 때 문이다. 작품은 작품 존재에 즉 해서 그 가 운데서 내세우고 있는 것이 바로 세계다. 예술 작품은 그 처럼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열고 내세우기 때 문에 우리는 그것을 공 연, 전시, 상연할 수 있다.
제조품과의 예술작품의 작품존재는 그것이 만들어졌다는 공 통점이 있으 나 제조품이 그 본질이 용도성, 기 능 성인 반면 작품이 그 자신의 존재에 서 세계를 개시하는 이 방식을 “ 세계의 열어세움 ” 으로 규정한다. 책 상 위 의 연 필 , 지우개가 작품의 작품 존재 처럼 세계를 열어 세우지도 않고 우 리가 연 필 을 대할 때 특 별 히 예술적 ‘감상’을 가지고 대하지도 않는다. 제 조품은 작품 존재와는 달리 용도성 또는 기 능 성의 의미가 더 크기 때 문이
- 22 -다. 반면 작품은 작품으로 존재하면서 이 ‘열어세움’이 끊이지 않도 록 지 속시킨다. 하이데거는 이 처럼 작품이 그 자신의 존재에서 세계를 개시하 는 이 방식을 “ 세계의 열어세움 ” 으로 규정한다. 그것이 작품의 작품다운 존재방식이다.
작품과 대지의 개시관계는 어떠한지 알아보자. 예술작품은 재 료 들로 만 들어진다. 미술작품에서는 돌, 흙, 나무, 쇠, 물감 등일 것이며 공 연작품에 서는 언어, 소리, 몸 짓 등이 재 료 가 된다. 그 러 나 작품으로 만들어진 재 료
는 제조품에서 동원된 재 료 와는 차별 이 필 요하다. 작품 창작이나 제조품 제작에서의 공 통점은 재 료 를 사용하여 세상에 없는 것을 산 출한다는 것이 다. 그 런 데 작품 창작은 어떤 면에서의 산 출일까 ? 작품은 자신의 존재에 서 무엇을 불러 세우고 있는가 ?
도구 25 ) 는 즉 돌도끼의 재 료 인 돌은 용도성 가운데서 소멸된다. 그와 달 리 신전은 하나의 세계를 열어 세우며 자신을 구성하는 재 료 를 소멸시키 지 않고 오히 려 처 음으로 그것 자체로 나타나게 한다. 즉 작품에서의 산
출은 재 료 를 재 료답 게 드러 내어 주는 것이다.
존재론적 의미의 창작적 산 출의 예를 보면 <운명 교 향곡>이 그것 답 게 존재할 때 피 아 노 소리가 가장 피 아 노 소리 답 게 울린 다는 것이다. 신전은 작품으로 존재하면서 바위와 대리석을 그것 답 게 드러 내 준 다. 하이데거는 작품이 작품 답 게 된다는 것은 “ 돌의 묵직함과 육 중함 속으로, 나무의 단단 함과 유연함 속으로, 청 동의 견 고함과 광택 속으로, 색채의 명 암 속으로, 소 리의 울 림과 말 이 부르는 힘 속으로 되돌아감으로써 이다 ” 26 ) 라고 말 한다.
25) ‘도구’의 개념에서 우리는 예술작품의 존재론적 규정을 논함에 있어 하이데거가 왜 도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지 볼 수 있다. 예술작품과 도구는 매우 유사한 존재론적 규 정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도구와 마찬가지로 예술작품 또한 그 자체로 있는 존재자 로 특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술작품 또한 방을 꾸미기 위한 또는 벽에 있는 구멍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이러한 유용성은 부수적이거나 우연적인 속성이다. 다시 말해서 예술작품의 가치는 이러한 유용성에 있지 않다. 예술작품의 근 원적인 속성은 어떠한 사물들과도 매개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는데 있다. 서동욱, 2014,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문학과 지성사,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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