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 체적 감관에 나타난 감각의 직 접인간 중심적 판 단이며 곧, 감각들의
두 번 째 는 사물이란 ‘우리 감각들의 모임’이란 개념이다. 육 체바 깥 의 사 물을 두고 육 체적 감각이 만나는 부분과 그 직 접 성에 의해 사물 그것으로 여기는 것은 인간에게 익숙 한 자연스 러 운 발상이다. 이는 꽃 의 환한 노 란 색, 코끝을 건드 리는 향 긋 한 향기를 통해 꽃 은 그 런 감각들이 다발이라고
생 각하는 것이 자연스 럽 다는 것이다. 육 체적 감관에 나타난 감각의 직 접
성을 ‘실재성’으로 판 단하는 이 개념은
우리에게 친숙 한 개념이다. 근대 영 국 을 중심으로 발전 했 던 경 험 론적 사상, 근대 이 후 의 자연과학, 현대의 실 증 주의 등은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 그 러 나 이 두 번 째 사물 개념 또한 문제가 있다. 감각은 자연스 러 우나 그만 큼 오 류 가 많 다는 것은 사실이며 감각되는 그대로 사물의 상 태 가 아 닐 때 가 많 다. 예를 들면 보이는 것과 실재의 불 일치, 차 가움과 뜨 거움의 상대성, 조명과 소음을 통한 사물에의 착각 현상은 그 대표적 사례들이다.
“ 사물에 대한 첫 번 째 해석이 사물을 육 체로부 터 분리시 켜 너 무 먼 곳 에 두 었다면 두 번 째 해석은 사물을 지나치게 우리의 육 체 곁 으로 밀 어 붙 이고 있다. ” 8 )
두 번 째 사물성 개념은 지나 친 인간 중심적 판 단이며 곧, 감각들의 다 발이 사물 그것은 아니라는 뜻 이다. 그 런 점에서 두 번 째 사물 개념은 사 물도 놓칠 뿐 만 아니라 사물의 사물다운 존재도 놓 치고 있다.
세 번 째 사물성 개념은 사물을 ‘질 료 와 형식의 결 합 체’라고 보는 개념이 다. 이는 원래 사물이란 어떤 형상 속으로의 질 료 의 배분이라는 뜻 이다.
육 체적 감각 측면 뿐 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도 주목하는 해석이다. 이 때 형 상이란 우리가 흔 히 생 각하는 외적형 태 , 겉 모 습 이 아니다. 모 습 은 모 습 이 되 사물의 본질적인 모 습 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서해바다, 제주의 바다의 본질적 형상은 바다, 여 러 연 필 이 있으나 본질적 형상은 연 필 을 뜻 한다.
8) M. 하이데거, 오병남 역, 앞의 책, 27쪽.
- 8 -이 세 번 째 사물 개념은 우리 상식에도 친숙 하다. 그 이유는 첫째 자연에 서 발 견 된 순 수한 단 순 사물이 아 닌 인간이 만 든 도구 사물로부 터 나 온
해석이기 때 문이다. 우리는 삶 을 영위해 나가면서 그 때마 다 어떤 용도성 에 맞 게 도구를 제작한다. 즉 목적과 기 능 에 맞 게 도구가 갖 출 형식과 질
료 를 표상한다. 둘째 는 기독 교 적 세계관과 맞 물 려 더욱 큰 파 급 력 을 얻었 다. 모 든 피 조물이 신의 형상에 맞춰 창조된 질 료 의 결 합 물이라는 세계에 대한 강력 한 해석 틀 로 오 늘날 까지 우리의 상식에 이르기까지 강력 한 위
력 을 발 휘 하고 있다. 세 번 째 해석은 서양예술론에서 훨씬 포 괄 적으로 사 용되어 온 개념이다. 그 러 나 개념이 아무리 널 리 사용되고 또 오 랫 동안 자 명하게 여 겨져 왔 다 하 더 라도 그 점이 곧 사물의 사물다움을 그대로 보장 해 주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물을 과학적인 질 료- 형식의 틀 로 보면 그것은 ‘ 산 소’ 하나에 ‘수소’ 두 개가 맞잡 고 있는 ‘형식’으로서의 ‘ H₂O ’이다. 과연 물다운 물이
H₂O 인가 ? 억 수같이 내리는 비와 하 천 을 넘 쳐 흐르는 비, 삼킬 듯 출 렁 이 는 바다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물이다. 분명한 사실은 질 료 –형식의 이 세 번 째 개념도 역시 사유의 고안 장치요 그를 통한 사물에의 사유적 기
습 이요 결 국 사물에의 인간적 폭력 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사물, 도구, 작품을 분리하지 않은 채 모 든 존재자를 두 루뭉 술 일반화시 켜
사유하는 사고방식도 형성되게 되었던 것이다. 오 랫 동안 통용되어 온 이 러 한 사고방식은 존재자와의 모 든 직 접 적인 경 험 에 앞서 언제나 선입 견 으로 작용하 고, 이 러 한 선입 견 은 그 때 그 때 존재자의 존재에 관한 참 된 성 찰 을 가로 막 았 다. ” 9 )
하이데거가 전통적인 사물 또는 존재자 개념들, 즉 ‘특 징 들의 담지자’,
9) M. 하이데거, 오병남 역, 앞의 책,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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