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위하여 영화평론

작품존재가 이 극도의 움직임 가운데서 침 잠하고 안식할 때 그 가운데 서 어떤 “밝 음 ” 과 “드러 남 ” 이 생겨

조현정팀장 2016. 10. 1. 00:30

수 있는 움직임이지만 작품 존재 속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은 감각적 지각 대상이 아니며 그 렇 다고 아무것도 없는 무(無)도 아니다. 이는 작품이 작 품 답 게 존재할 때 작품 내적 연관에서 일어나는 존재의 생 김과 일 렁 임이 고 흐 름 이다.
작품존재가 이 극도의 움직임 가운데서 침 잠하고 안식할 때 그

가운데 서 어떤 “밝 음 ” 과 “드러 남 ” 이 생겨 난다. 극도의 움직임속의 고요함으로 드 러 난 ‘ 밝 음’은 다 름 아 닌 ‘존재’요 또 ‘그것의 거대한 일 렁 임’이다. “밝 음 ” 을 의미하는 독일어 ‘리히퉁(L ic ht u n g )’은 ‘숲속의 빈 터 ’를 뜻 한다. 독일에는
마 을 근 처 어둠이 짙은 숲이 많 은데 숲 여기 저 기 난 숲속의 빈 터 를 발 견
하게 된다. 숲 속의 빈 터 는 우거진 숲속의 나무를 베어내면서 생긴 터 이 다. 숲길을 걷는 사이 보이지 않던 사물들이 ‘리히퉁’이라는 밝 음을 통해 환히 드러 나 보이게 된다. 30 ) 이는 하이데거가 그의 평 생 물음거리인 ‘존 재’를 가리키는 말 로 기꺼이 대신 부른다. 존재 지향적 시선으로 작품을 만나면 작품의 작품 존재란 ‘세계와 대지의 투쟁’으로 인한 거대한 존재 의 일 렁 임의 생 김이다.
하이데거가 ‘ 밝 음’과 더불 어 존재를 지칭하기 위해 부르는 낱 말 이 그리 스어 ‘알 레테 이아(a l ethe i a)’였다. 이를 독일어 직역은 ‘숨어있지 않음 (Unver b or g enhe i t)’로 표기 했 다. 이는 어떤 사물이 숨어 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 남’이 진리의 참뜻 이라는 확신이 담 겨 있다.
<작품과 진리>의 마 지 막 부분에서 하이데거는 ‘ 밝 음’, 리히퉁을 언급하 고 그것과 연결하여 ‘ 드러 남’, 숨어있지 않음으로서의 ‘진리’도 언급한다.
즉 이 때 진리 31 ) 의 본질로서 ‘비진리’ 즉 ‘숨김’이다. 작품 투쟁의 숨 겨 진
30) 염재철, 2014, 존재와 예술,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서울, 135쪽 31) 하이데거에 따르면 인간의 근원적인 토대는 ‘지성’이 아니라 ‘실존’인데 전통 진리 개 념은 ‘실존’은 망각한 채 주제적인 차원에 있는 ‘지성’을 매개로 삼아 사물의 진리에 도달하기 때문에 파생적인 진리이다. 서동욱, 2014,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문학과 지 성사, 39쪽
- 28 -근원성은 바로 존재진리요 그것도 숨기면서 드러 내는 존재 진리이다. 숨 기면서 드러 내는 존재진리 찾 기가 “ 근원 투쟁 ” 으로서 작품 존재 가운데서 세계와 대지를 둘러싼 투쟁을 원 천 적으로 생 성시킨다.
하이데거의 진리 개념은 참 생 경하고도 어렵다.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 가 알고 있는 진리 개념과는 다르고 일상적이지 않기 때 문이다. 일반적 진리 개념은 인간이 지 켜야 할 도리나 근본 등을 의미한다. 또한 불 변하 는 어떤 가치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는 인식과 사실의 일치에 관한 ‘상응론적 진리론’을 부정하며 자신의 진리론을 펼친 다. 하이데거가 제기하는 진리 상응론의 비 판 지점과 거기 로부 터 시작하여 자신의 진리론의 전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 상응론 적 진리론은 존재자(인식주체)와 존재자(인식 객체)를 전제하는 존재자 지향적 사고의 산 물이다. 둘째 둘 사이의 관계를 인식의 똑바 름 의 관계로
파 악한다. 셋째 , 설 혹 인식함이 똑바르다 하여도 인식이 지향하는 사실 자 체가 숨어있지 않고 드러 나 야 한다. 즉 ‘똑바 름 ’보다 우선하는 것은 ‘숨어 있지 않음’이다. 넷 째 ‘숨어있지 않음’의 근원은 ‘숨음’이다. 숨음으로서의 비진리가 숨어있지 않음의 전제이자 근원이 된다.
진리는 비진리이다. 적어도 진리 속에 그것의 유래 처 로서의 아직 들 춰 내어지 지 않음, 즉 숨 겨져 있음이 속하는 한 그 러 하다. 진리로서의 숨어 있지 않음 속에는 동시에 이중적 방식의 거절로서 다른 비(非)가 현존한다. 진리는 그 자 체가 밝힘 과 이중적 방식의 숨김의 대 립 으로 현존한다. 진리는 근원적 투쟁이 다. 이 근원적 투쟁 가운데 그 때 그 때 열 려 진 터 가 쟁 취 되며, 모 든 존재자들은 이 열 려 진 터 가운데로 들어서고 거기에서 빠 져 나옴으로써 스스로 존재자로 보이기도 하고 또 스스로를 빼어내 자신에게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32 )
하이데거 진리론은 ‘똑바 름 ’에서 ‘숨어있지 않음’을 거 쳐 ‘숨음’으로 나아
32) M. 하이데거, 오병남 역, 앞의 책,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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