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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스 포먼 감독은 “배우를 연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배역에 적합한 인물 을 제대로 선택하는 일이다. 영화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그 일은 촬영 전에 끝 나게 되며 감독의 의향에 맞는 배우가 선택되면 연출은 조금도 불가사의한 일 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루이 말 감독은 “캐스팅은 영화제작 절반의 작업 에 해당한다. 그것은 아주 중요하다. 자기를 천재라고 여기는 감독조차도 배 역을 잘 못하면 골치를 앓게 된다”고 캐스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캐스팅은 감독이 결정해야 할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단순히 누가 스타이고 누가 중요 한 인물인가의 문제가 아니며 나는 그런 의미에서 캐스팅을 생각한 적이 없다.
누구를 통해서 관객들과 교감할 수 있으며 공감이라는 목적을 이루어낼 수 있 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도 캐스팅의 중요성을 강조했 다. 이렇듯 모든 감독들이 똑같은 목소리로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캐스팅은 영 화의 톤을 결정짓게 되는 감독의 신중한 선택과 배역에 대한 통찰적인 안목이 필요한 과정이다.
감독이 순조롭게 촬영현장을 운영하고 자신이 뜻하는 비전을 영화 안에서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해선 표현도구와도 마찬가지인 배우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는 “무엇보다도 배 우와 사랑에 빠져야하고 배우가 아무리 밉더라도 그를 괴롭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배우가 느끼는 방식을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감독이 지적인 차원에서 말로 소 통하려는 감독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감독의 겸손은 타고 난 성품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배울 수 있는 테크닉이다. 배우를 존중하는 것 은 그들과 조화롭게 일할 수 있고 그들을 통제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선행조건 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싫어하는 배우라 할지라도 좋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
  는 것이 필요하다. 감독이 배우에게 해야 하는 책임을 내팽개치는 감독이야말 로 가장 무능한 감독이다. 9)
연출자가 선택한 배우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고 그들이 연기를 하는데 에 있 어 방해가 되는 모든 것들을 차단하고 그들을 끝까지 믿고 지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감독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임에는 틀림없다. <황제를 위하여> 에서도 배우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좀 더 기울이지 못한 본 연출자의 부덕함 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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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연출의도
필름 누아르라는 장르는 1930년대를 전후하여 나온 미국의 하드보일드 4) 소 설들을 프랑스에서 누아르(검정)라고 명명하면서 상용화된 명칭이다. 이런 하 드보일드 소설의 특징인 당시의 범죄 및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타락한 인간상 을 내용으로 하고 거기에 유럽에서 넘어 온 독일 표현주의 5) 형식이 입혀지며 필름 누아르라는 장르가 완성되었다. 무조명의 야외촬영, 강렬한 흑백대비, 불안정한 주인공의 심리, 과도한 폭력과 에로티시즘, 황량한 도시의 이미지 등 이 고유한 필름 누아르만의 스타일로 구축되었다. 6)
누아르는 고전 누아르 <말타의 매>, <이중배상>, <악의 손길>를 지나 그 이 후, 수정 누아르 <대부>, <차이나타운 등>, 홍콩 누아르 <영웅본색>, <첩혈쌍 웅> 등을 거치며 대중에게 친숙한 하나의 장르로 굳혀졌다. 특히 8-90년대 에 국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홍콩 누아르는 한국 관객들에게 누아르라 는 장르의 대명사가 되며 중흥기를 이끌었고 홍콩 누아르 영화에서 많은 영감 을 받은 국내 영화감독들에게는 큰 자양분이 되었다.
영화감독겸 시나리오 작가인 폴 슈레이더는 “필름 누아르 그 자체는 특정 장 르나 정형화된 스토리보다는 확연한 영화적 스타일과 특정한 역사적 시기와 관련된 시각과 주제의 관습 체계다.” 7) 라고 정의했다. 그만큼 이야기를 표현 하는 수단으로 스타일과 분위기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장르로서 특히, 연출자 들에게 매력적인 장르임에 분명하다.
<황제를 위하여>는 남자들의 약육강식의 세계를 다룬 강렬한 액션 느와르 영화다. 수컷들의 냄새가 짙게 베어나고 수컷의 힘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폭력 과 섹스 장면들이 미화되지 않고 여과 없이 날 것처럼 생생하게 보여 지길 원했 다. 주인공의 집요한 욕구와 야심으로 정상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가 보지만
4) <하드보일드> 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문학에 등장한 비정하고 건조한 문체의 사실주의 수법 5) <독일 표현주의> 1차 세계대전 이후 베를린에서 절정에 이르렀던 표현주의 운동. 표현주의 영화들은 비현실 적이고 기하학적인 배경, 소품, 조명을 이용하여 인간의 내면을 극단적으로 표현하였다.

국문초록
정통 액션누아르라는 장르를 표방하며 여름 극장가 성수기에 개봉한 장편영 화 <황제를 위하여>는 결과적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진 못한 작품이다. 본 연구자는 이 영화의 전반적인 연출 부분에서 최종 결정과 판단을 내리고 제작 과정을 진행해 온 연출자로서 그에 따른 책임과 안타까움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한 시장 논리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갈수록 결과주의와 흥행주의만 이 심화 되어가고 있는 현재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한 편의 영화가 오로지 관객 동원수와 수익으로만 모든 의미가 규정되어 지는 것은 연출자로서 아쉬 운 부분이다.
<황제를 위하여>도 여느 장편 상업영화의 제작과정이 그러하듯이 연출자를 중심으로 수많은 스텝과 배우들이 오랜 기간 나름 치열하고 고단한 협업 과정 을 거쳐 완성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는 여러 변수와 제작 여건의 제약, 제작진 들 사이의 의견대립, 마찰 등이 있었고 그에 따른 여러 조율과 해결방안이 필 요했었다. 그런 과정에 있어 매 순간 연출자의 최종 판단과 행동은 영화작업의 진행과 최종 결과물에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따라서 연출 자의 입장에서 지난 제작과정을 되돌아보며 점검해 보는 것은 앞으로의 또 다 른 영화 제작에 있어 재차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에 대비하고 문제 봉착 시에 좀 더 유연하고 합리적인 선택의 자세를 갖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이 영화의 가시적으로 보이는 외적 결과 외에 내적으로 어떤 과정들을 단계별로 거치며 제작되었는지 연출자의 시각에서 재정리해보고자 한다.

이 영화는 연출자인 본 연구자가 최초의 기획 및 시나리오 개발부터 참여한 작품이 아니라 제작사에서 상당 기간 기획, 개발한 작품을 촬영 2개월 전에 연 출을 의뢰 받아 제작되었다. 그런 상황의 특이성과 아직은 미성숙한 연출자의 소통 과정에 대한 한계와 준비 시간 부족에 따른 미숙함 등도 어느 정도 영화의 결과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총체적 상황을 점검하고 이와 비슷한 상황의 제작 환경에 놓일 수 있는 다른 연출자들 및 제작진들이 <황제 를 위하여>의 제작과정 사례를 보며 비교, 참고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