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하이데거는 지 금 두 개의 존재 영역, 세계와 대지로 나누어 이 름 을 부 른다. 작품 가운데 머물 때 일상과는 다른 곳 에 있는 것 처럼 우리에게 느
껴지는 것은 바로 작품이 작품으로 존재할 때 품어내는 세계와 대지의 일
렁 임 때 문이다.
세계와 대지라는 존재의 거대한 일 렁 임 안에서 각 존재자들은 그것 나
름 의 넓음과 좁음, 느긋 함과 조급함, 미움과 사랑, 슬 픔과 기쁨, 멀 고 가까 움으로 자리 잡 는다. 존재자는 바로 그 렇 게 존재하는 것이다.
사실 구두가 그 렇듯 세계와 대지에 귀 속해 있다는 사실은 너 무도 당 연 하고 또 우리도 그 점을 신 뢰 하고 있기에 우리는 아무 런 거리낌 없이 일 상적 습 관적으로 구두를 신고 그것이 귀 속한 세계와 대지에로 나아간다.
도구가 존재하는 이 런 모 습 을 두고 그것을 명명하기를 ‘신 뢰 성’이라 부르 고 용도성과 구분한다. 도구의 용도성은 본질적으로 신 뢰 성의 소 산 일 뿐
이다. ‘용도성은 신 뢰 성 가운데서만 움직이며, 신 뢰 성이 없으면 용도성도 없게 된다.’ 고흐의 구두 그림에 머물렀던 이유는 앞에서 이미 언급하였다. 도구의 도구다움, 즉 도구 존재를 파 악하기 위해 그리고 도구 존재를 통해 그 양 끝에 자리한 작품 존재와 사물 존재를 파 악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도 구의 도구존재는 ‘신 뢰 성’ 14 ) 으로 밝 혀졌다.
말 하자면, 작품의 작품 존재를 통해 도구의 도구 존재가 밝 혀졌다. 고흐 의 구두 그림에 머물 러 하이데거가 보여주고자 했 던 것은 이 처럼 작품의 작품 존재요 그 가운데 존재의 일 렁 임이다. 그 일 렁 임은 한 편 으로는 세계 의 일 렁 임으로 다른 한 편 으로는 대지의 일 렁 임으로 나타난다. 뭇 존재자 들이 각자 ‘있는’ 그대로 숨김없이 드러 난다.
14) 신뢰성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 논의가 분분하다. 프랑스어 번역판에서는 내구 성으로 번역되었다. 이에 대해 데리다는 현대어에서 제품의 내구성은 그 물리적 견고 성, 물질적 지탱력 형태의 보존성 등을 뜻하며, 신뢰, 신용, 믿음성 등의 관념은 별로 없다고 반박했다. 박정자, 2006, 빈센트의 구두, 에크리, 131쪽
- 14 -“ 그리스인들은 존재자의 이 러 한 숨어 있지 않음을 알 레테 이아(a l ethe i a)라 불
렀다. 오 늘날 우리는 이것을 진리( W ahrhe i t)라 번역해 부르고 있으나, 좀 체 이
말 의 참뜻 에 관해서는 생 각하지 않는다. ” 15 )
진리의 ‘ 참뜻 ’이란 존재자가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 남, 곧 존재를 뜻 한다.
존재는 존재자가 그 자신의 모 습 을 숨김없이 드러 내는 “밝 음(L ic ht u n g ) ”
의 공 간이며, 예술작품은 그 런 존재진리가 자신의 지속적인 반짝임 속에
드러 나게 되는 탁 월 한 장소이다.
“ 예술 작품에서는 존재자의 진리가 자신의 작품 속으로 정 립 하고 있다. 정 립
( S etzen)이란 이 경우 서 있음에로 가 져 옴(z um S tehen b r i n g en)을 말 한다. 하 나의 존재자, 즉 한 켤 레 의 촌아낙네의 구두가 작품 가운데서 자신의 존재의
밝 음 16 ) 속에 서 있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존재자의 존재가 자신의 지속적인 반짝임 속에 나선 것이다. 진정 그 렇 다면 예술의 본질은, 존재자의 진리의–작 품–속으로의–자기–정 립 이라 할 수 있 겠 다. ” 17 )
예술작품이 작품 답 게 존재할 때 에는 존재진리의 일어남이 현실적으로
벌 어진다. <예술작품의 근원>의 첫 번 째 순 환길 예술작품을 통한 예술의
파 악은 충 족되었다. 즉 하이데거가 말 하는 “ 예술의 본질은 존재자의 진리 의–작품–속으로의–자기 정 립 이다. ”
15) M. 하이데거, 오병남 역, 앞의 책, 73쪽 16) 존재는 그 속에서 존재자가 그때그때 무엇인지 또 어떠한지를 규정받는 터다. 하이데 거는 그 같은 존재를 시적이자 그림같은 조형적 언어인 ‘숲속의 빈터’(Lichtung)로 기 꺼이 바꿔 부른다. 어두운 수풀 가운데 난 빈터야말로 어둠을 뚫고 뭇 존재자들이 그 속에서 드러나게 되는 밝음터 그 자체이다.
17) M. 하이데거, 오병남 역, 앞의 책, 40-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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