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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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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4. 03:30 황제를위하여 영화평론
품에서 개시되는 등의 표현을 중첩해서 쓰는 이유도 존재의 자기 생 성적, 자기 안식적, 자기 개시적, 자기 무화적, 자기 은폐적 성격을 고 려 해서이다.
고흐의 구두그림을 이 처럼 순 수한 자 립 과 자족에 머무르게 할 때 그림에
즉 해서 그 그림 가운데 무엇이 일어 날 까 ? 하이데거는 이 렇 게 말 한다.
<도 판 1 > 반 고흐(V i n c ent van G o g h), 구두 한 켤 레 ( A pa i r of
s hoe s ), Oil on c anva s , 37 . 5 × 45cm , 1886 , Van G o g h Mus e um
“ 이 구두라는 도구 밖으로 드러 난, 내부의 어두운 틈으로부 터 들일을 하 러
나선 이의 고통이 응시하고 있으며, 구두라는 도구의 실팍한 무게 가운데는 거
친 바람이 부는 넓게 펼쳐 진 평 탄 한 밭고랑을 천천 히 걷는 강 인함이 쌓여 있 고, 구두 가죽위에는 대지의 습 기와 풍요함이 깃들어 있다. 구두창 아래에는 해 저 물녘 들길의 고독이 저 며 들어 있고, 이 구두라는 도구 가운데는 대지의 소리 없는 부 름 이, 또 대지의 조용한 선물인 다 익 은 곡식의 부 름 이, 겨울 들
판 의 황량한 휴한지 가운데서 일 렁 이는 해명할 수 없는 대지의 거부가 떨고
있다. 이 구두라는 도구에 스며들어 있는 것은, 빵의 확보를 위한 불 평 없는 근심, 다시 고난을 극 복 한 뒤의 말 없는 기쁨, 임박한 아기의 출 산 에 대한 조 바심, 그리고 죽음의 위협 앞에서의 전율이다. 이 구두라는 도구는 대지( E r d e) 에 귀 속해 있으며 촌아낙네의 세계( W e l t) 가운데서 보존되고 있다. 이 같은 보 존된 귀 속에서 바로 도구 자체의 자기 안식이 생긴 다.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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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말 과 그림의 물적 특 징 은 ‘똑바로 맞 아 떨어지지’ 않는다. 존재자 지향적 사고에서는 이 똑바로 맞 아 떨어 짐 이 매 우 중요하다. 작품을 사물 적 존재자로 만나는 입장이라면 위의 기술에서 말 한 어 느 것도 물리적으 로 찾 아내지지 않으므로 하이데거의 주관적 기술라고 말 할 수 있다. 이 러
한 오 류 에 기 초 하여 그의 회 화론은 결 국 허구라고 샤 피 로( M e y er
Sc hap i ro)는 역설한다. 12 ) 그 러 나 하이데거는 오직 작품이 작품 답 게 존재할
때 벌 어지는 일에 주목한다.
작품을 작품 답 게 존재케 하고 만 날 때 ‘세계’는 구두를 신고 살 아가는 구두의 주인이 그 안에서 살 아가는 그리고 엮어 가는, 영욕이 어우 러져
있는 숙 명적 존재 연관들이다. 반면 자연은 ‘스스로 그리해감’이다. 하 늘 의
태 양은 그것대로 작열하고 논두 렁 의 개 울 은 그것대로 흐르고 새 벽이 슬 은 그것대로 싱그 럽 다. 이 모 든 것은 그것 나 름 대로 서로 어우 러져 ‘있다’, 즉
존재한다. 중기의 하이데거는 이 러 한 그리스 초 기의 자연의 의미를 서구 의 근대 자연개념으로부 터 구분하기 위해 ‘대지( E r d e) 13 ) ’라는 용어를 사용 한다.
구두를 신고 새 벽 어스 름 을 걸 어가는 농부가, 내리누르는 피곤 에도 불
구하고 삶 을 무게를 견 뎌 내기 위해 새 벽 일 터 로 나가는 발 걸 음이, 새 벽 길에 만난 이웃 사람들의 반가운 아 침 인사가, 구두와 함 께 풀썩거리는 밭고랑의 흙내음이, 아 침 해의 밝 음과 따스함이…… 이 모 든 존재의 흐 름
11) M. 하이데거, 오병남 역, 앞의 책, 37-38쪽 12) 후일 미술사학자 마이어 샤피로(미국, 1904∼1996)는 고흐 작품의 ‘구두’는 제작연대 로 보아 당시 파리에 살던 ‘고흐의 신발’일거라는 편지를 하이데거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림 속 구두는 농촌 아낙네의 것이 아니라 어쩌면 고흐의 ‘다른 자아’의 모습, 고흐의 자의식을 표현한 또 하나의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샤피로가 반박한 내용은 하이데거가 비판하고자 했던 전통적 예술 사유 즉, 창작의도, 작가의 개인사에 기대어 작품을 판단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박정자, 2005, 빈센트의 구두, 기파랑, 165쪽 13) 저술 초기에는 지금 말하는 의미의 자연 혹은 대지가 주제화되어 있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혀 다루어지지도 않는다. 그 때의 하이데거에게는 현존재와 연관된 존재연관 으로서의 세계만이 주된 관심사였다. 염재철, 2008, 예술작품을 향한 존재자 지향적인 길과 존재 지향적이 길- 하이데거 예술 철학논구(Ⅰ), 미학 제 53집, 한국미학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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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현정팀장